
전국신문언론노동조합 김성길 기자 |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이 소장한 '김석주 초상'이 지난 3월 12일 자 경기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번 지정은 조선 후기 정치개혁과 군사제도 정비에 중요한 역할을 한 김석주(金錫胄, 1634~1684)의 현존하는 유일 초상화라는 역사적 가치와 함께, 조선 후기 초상화의 변화 양상 및 중국과의 회화 교류를 보여주는 미술사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인정받은 결과이다.
김석주는 자는 사백(斯百), 호는 식암(息庵)으로, 대동법 시행을 이끈 김육(金堉, 1580~1658)의 손자이자 병조판서를 지낸 김좌명(金佐明, 1616~1671)의 아들이다. 또한 숙종의 모후(母后)인 명성왕후 김씨와 사촌 관계로, 숙종 초 왕권 강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숙종 대 우의정에 올라 금위영(禁衛營) 창설 등 군사제도 개편을 주도하며 조선 후기 정치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겼다.
실학박물관 소장 '김석주 초상'은 직계 후손가에 전해오던 자료로서, 2008년 개관 이전에 기증됐다. 이후 박물관은 해당 유물을 지속적으로 보존·관리해 왔으며, 개관특별전과 기획전, 국내 주요 박물관 특별전 등에 선보이며 그 가치를 널리 알려왔다.
이번에 지정된 '김석주 초상'은 조선 후기 정치사와 공신제도(功臣制度)의 변동을 생생히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기록에 따르면 김석주의 초상은 1680년 보사공신(保社功臣) 녹훈(錄勳) 당시 제작된 공신화상(功臣畫像)과, 1683년 청나라 화가 초병정(焦秉貞)에게 의뢰하여 제작한 초상이 있었으나, 모두 1689년 기사환국(己巳換局)으로 소실됐다. 이후 1694년 갑술환국(甲戌換局)으로 복훈(復勳)되면서 숙종의 명으로 다시 추사(追寫)됐고, 현재 실학박물관이 소장한 작품은 이때 다시 제작된 초상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조선시대 공신 초상화의 전형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면관의 구도에 교의(交椅)와 호피(虎皮)를 배치하고 있다. 또한 얼굴의 입체감과 음영(陰影), 인물의 강한 인상을 드러내는 표현은 17세기 후반 청나라 초상화풍의 영향을 보여주는 동시에, 당시 조선 초상화의 변화상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또한 '김석주 초상'은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녹훈도감의궤(錄勳都監儀軌)』, 『복훈도감의궤(復勳都監儀軌)』 등 관련 문헌 기록과 긴밀하게 연결된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높다. 특히 영조가 1773년 김석주의 초상을 친람(親覽)하며 인물의 얼굴빛, 눈썹, 자세, 복식 등을 상세히 묻고 답한 기록은 현전 작품의 특징과도 상당 부분 부합하여, 이 초상의 전승 과정과 역사적 신빙성을 뒷받침한다.
이번 지정으로 '김석주 초상'은 역사적 인물의 유일한 형상 자료이자, 조선 후기 정치 변동과 공신화상 제작, 동아시아 회화 교류의 양상을 함께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실학박물관 김필국 관장은 “이번 도 문화유산 지정은 실학박물관 소장자료의 학술적 가치를 확인한 뜻깊은 성과”라며 “앞으로도 소장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과 연구, 적극적인 전시·교육 활용을 통해 문화유산의 가치를 널리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